'터키 구단 사칭' 메일에 당했다, 1억5000만원 날린 인천구단 [출처: 중앙일보] '터키 구단 사칭' 메일에 당했다, 1억5000만원 날린 인천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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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한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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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케힌데. 중앙포토

2019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케힌데. 중앙포토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인천구단) 구단이 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에서 사기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선수 영입 후 해외 구단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의심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시가 지원하는 시민구단이 사기를 당한 만큼 구단 책임론도 제기된다. 지난달 말 인천구단이 징계위원회를 열고 관련 직원을 징계하기로 했지만, '셀프징계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건추적]

선수 채무 떠안으며 시작된 악몽

인천유나이티드 선수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유나이티드 선수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구단의 악몽은 2019년 7월 터키리그 공격수 케힌데(25) 영입에서 시작됐다. 당시 인천구단은 케힌데가 속한 데리즐리스포르(터키구단) 측과 별도 합의서를 썼다. 케힌데가 터키구단에 채무가 있으니 이를 인천구단이 대신 갚아주고 선수 연봉에서 차감하자는 내용이었다. 이적 시장 마감을 앞둔 인천구단은 채무 총액 20만 달러를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터키구단이 구단 공식 메일(A계정)로 인천구단에 터키 계좌번호를 전달할 때만 해도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나흘 뒤 A계정은 터키가 아닌 스페인 계좌로 송금해달라고 요청한다.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곧이어 이번엔 또 다른 메일(B계정)을 통해 같은 요청이 들어왔다. 거듭된 요청에 인천구단은 스페인 계좌로 10만 달러를 송금했다. B계정과 접촉한 건 처음이었지만, A계정과 메일주소가 비슷했고 본문 내용이 같았기에 인천구단은 의심하지 않았다. B계정은 “은행에 확인하고 지급 증명서를 보내겠다”고 답장했다.
  

보냈는데 받지 못했다?

하지만 수상한 상황이 이어졌다. A계정이 “아직 돈을 받지 못했다. 오늘까지 스페인 계좌로 송금해달라”는 메일을 보낸데 이어 다음날 B계정도 “돈을 받지 못했다. 계좌 수취인 이름이 맞는지 등을 확인해달라”고 했다. 서로 다른 두 계정이 각각 돈을 받지 못했다는 메일을 보낸 것이다. 그런데도 인천구단은 의심하지 않았다. 송금한 돈이 국내은행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단순 계좌 문제라고 판단해서다. B계정은 스페인 계좌에 문제가 있다며 멕시코 계좌로 다시 송금할 것을 요청했다.

 
2019년 8월 16일. 인천구단은 멕시코 계좌로 다시 10만 달러를 보낸다. B계정은 “10만 달러를 받았다. 남은 금액도 송금해달라”고 답신했다.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인천구단은 남은 10만 달러를 2차로 송금한다. 그러나 B계정은 “돈을 받지 못했다”며 또 다른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요청한다.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었지만, 인천구단은 이에 따랐다. 메일 외에 다른 수단으로 터키구단에 진위를 파악하지 않았다.
 
이후 상황은 더 꼬여갔다. B계정이 “은행에 송금한 돈을 반환 요청해달라”고 연락하면서다. 인천구단이 곤란해 하자 B계정은 계속 메일을 보내 독촉한다. 결국 인천구단은 B계정을 믿고 반환요청을 했다. 그러나 2차로 송금한 10만 달러 중 인천구단이 돌려받은 건 그 절반인 5만 2761달러뿐이었다.  

터키구단 사장은 2020년 1월 인천구단에게 누군가 인천구단을 속인 것 같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인천유나이티드 제공

터키구단 사장은 2020년 1월 인천구단에게 누군가 인천구단을 속인 것 같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인천유나이티드 제공

FIFA까지 넘어간 구단 간 분쟁

혼란에 빠진 인천구단에 또 다른 메일이 왔다. 발신자는 자신을 터키구단 사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터키구단에 A계정외에 공식 메일 주소가 없다고 했다. 터키 계좌 외에 다른 나라 계좌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강조했다. 그는 “터키구단을 사칭한 B계정이 인천구단을 속인 것 같다”면서 “우리는 20만 달러 중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약 14만 달러를 보낸 인천구단은 망설였다. 인천구단이 대응하지 않자 터키구단은 FIFA(국제축구연맹)에 인천구단을 제소했다. 지난 2월 FIFA는 터키구단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인천 구단이 사기 의심 정황이 있었는데도 대처하지 못해 터키구단에 돈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인천구단은 추가로 20만 달러를 마련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터키구단 내부자 연루됐나?

인천구단은 FIFA 결정과 별개로 경찰에 이 사건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수사가 시작되면 경찰은 인터폴 협조를 얻어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 인천구단 관계자는 “터키구단 내부자가 사기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자료를 정리해 사기 혐의로 수사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돌이켜보니 누가 봐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었는데 진상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시민에 누가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출처: 중앙일보] '터키 구단 사칭' 메일에 당했다, 1억5000만원 날린 인천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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