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터 미대사관 신축 무엇이 문제인가?




주한 美대사관측은 오는 2006년까지 서울시 중구 정동 10-1번지 덕수궁 터(옛 경기여고)에 지하 2층 지상 15층 규모(연건평 54,976.13㎡)의 美대사관 건물을 신축·이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현 美대사관저 내부에 54가구 규모의 직원 숙소용 아파트 8층과 군인숙소 4층 등도 함께 신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美대사관은 현재의 세종로 미대사관 이전계획의 사전작업으로써 중구 정동에 위치한 美대사관저 내부에 54가구 규모의 직원용 아파트 8층을 먼저 짓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美대사관측은 건설교통부에 "주택건설촉진법 개정해 달라"는 특혜를 요구했습니다. 서울시가 20가구 이상 아파트의 경우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 적용대상인 만큼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자 해당 아파트가 시행령 적용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건교부에 시행령 개정을 요청한 것입니다.




자국의 외교적 입장만 강요된 부당한 특혜요구



美대사관측이 아파트를 지으려는 곳은 덕수궁과 길 하나 사이로 인접한 문화재보호구역이자, 일제에 의해 잘려나간 채 매장문화재가 고스란히 묻힌 옛 덕수궁 터인 까닭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 합니다. '법을 바꿔서라도 주둔국의 문화재를 짓밟고 오직 자신들의 외교적 편의와 특권을 누리겠다'는 발상은 식민지가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주권침해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美대사관측은, 마찬가지로 옛 덕수궁 터인 덕수초등학교 맞은편 옛 경기여고 자리에 15층 규모의 美대사관 신축과 관련해서도 "국내 법정주차대수보다 축소해 지을 수 있게 해달라"는 특혜 요청을 건설교통부 앞으로 해왔습니다. 이 또한 남의 나라 매장문화재와 역사경관이 훼손되든 말든 자신들의 외교적 편의만을 도모하겠다는 것입니다.




덕수궁 터 위에 '조선총독부 2배 가까운' 미대사관 신축계획



현재 美대사관측이 옛 덕수궁 터인 경기여고 자리에 짓고자 설계하고 있는 신축건물의 연면적은 과거 조선총독부 연면적의 두 배에 가깝다. 자주적인 한 나라의 수도 한 복판에, 이처럼 '법을 고쳐서라도' 대규모 외교 단지를 짓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주둔국의 문화재를 짓밟고 '대규모 복합 외교공관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발상과 이를 위해 주둔국의 관련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사항은 전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오만하고 부당한 주권 침해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번 美대사관의 신축·이전계획 자체가 백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미대사관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제3의 부지를 관계당국과 협의하여 옮겨가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자세히 보실분은 경실련 홈페이지를 참조해 주세요.

http://www.ccej.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