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최고의 좌파 시인 58년만에 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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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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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정부는 5일 1951년 터키 국적을 박탈당한 뒤 폴란드 국적을 가지고 1963년 망명지인 모스크바에서 사망한 시인 히크메트의 복권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히크메트는 터키 최초의 근대 시인 중 한 명이자 최고의 서사시인으로 문학인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아왔으나 냉전시대 반공 국가인 터키에서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10여 년간 투옥되는 등 박해를 받고 옛 소련에 망명한 뒤 사망했다.
그가 쓴 작품들은 세계 50여 개 언어로 번역돼 있으며, 감옥에서 쓴 서사시 '인간 풍경'은 대표작으로 널리 낭송되고 있다.
문학계에서는 사상 때문에 박해를 받은 그를 파블로 피카소나 장 폴 사르트르에 견줄 수 있는 예술가로 칭송해왔다.
터키에서는 그가 쓴 시집들이 1965년까지 '금서'였으며, 이후에도 히크메트의 시를 읽는 젊은이는 공산주의자로 매도돼 왔다.
그러나 2000년 50만명의 시민이 그의 복권을 청원하고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무크가 히크메트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는 글을 신문에 발표하면서 그의 국적 복원을 촉구하는 지식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져 왔다.
AP 통신은 히크메트의 복권은 터키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인권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인정하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 비판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제밀 치첵 부총리는 이와 관련 히크메트의 복권은 적절한 시점에 내린 정부의 올바른 결정이라고 자평하고 그의 유해를 러시아에서 터키로 송환하는 문제는 유족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